한남정맥 첫 발걸음을 시작하다.
산경표는 구분된 산줄기들을 중심산줄기는 아버지이고, 나머지는 아들들인 한 가족으로 보고 이름을 붙였다. 아버지는 큰 대(大)로 하고 그 격을 간(幹)으로 하여 '대간'이라 하고 아들은 바를 정(正)으로 하고 그격은 맥(脈)으로 하여 '정맥'이라 했다.
개별 이름은 간은 산이름을, 그리고 맥은 강이나 지방이름을 따서 붙였다.('박경태의 신산경표'에서 인용한 내용임) 이렇게 하여 '산은 물을 낳고 물은 산을 가르지 않는다'는 산자분수령의 원칙에 따라 우리나라 전체의 산줄기를 1대간 1정맥 13정맥으로 나누게 된다. 여기서 새삼스럽게 거창하게 대간과 정맥을 다시 들먹이는 이유는 대간과 정맥의 개념을 알아야 산줄기의 개념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번에 종주코자 하는 한남정맥은 한강의 남쪽 수계가 되는 산줄기 임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즉 한강의 남쪽 울타리이고 산줄기 북쪽으로 떨어지는 물은 한강으로 흘러들어간다는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한강의 남쪽 수계만을 보면 백두 대간 속리산에서 칠장산을 거쳐 문수산으로 이어져 전체산줄기를 한남정맥이라 불러야 하지만, 금강으로 흘러들어가는 산의 뒤쪽면의 수계도 구분해야 하는 문제가 생기게 되기 때문에, 북쪽으로 한강의 수계의 경계이고 남쪽으로 금강의 북쪽 수계인 '속리산에서 칠장산까지'의 산줄기를 따로 구분해야할 필요가 있어 '한남금북정맥'이라 따로 이름을 붙이고, 칠장산에서부터 문수산까지만을 '한남정맥'이라 부른 것이다.
남쪽 한남금북정맥과 한남정맥 모두 한강의 물줄기를 가르는 남쪽울타리이다. 안성의 칠장산에서 김포의 문수산까지 이어지는 한남정맥의 도상거리는 176.3km이고 접속구간까지 합친다면 183.8km에 이른다.
이 한남정맥은 도덕산, 국사봉, 상봉, 달기봉, 함박산, 부아산, 할미성, 응봉, 형제봉, 광교산, 백운산, 수리산, 소래산, 성주산, 철마산, 계양산, 필봉산, 학운산, 문수산 등 200m-400m대의 나즈막한 산줄기로, 13개 정맥 중 고도가 가장 낮아 상당부분이 이미 도시화가 진행되었고, 인천 부천용인등의 시가지 한복판을 가로지르기 때문에 자세한 마루금을 찾기가 애매하다고 한다. 또한 앞으로 제일 먼저 사라질 정맥이라는 것이다.
▲ 한남정맥 개념도
한남정맥 제1구간 *일시 : 2007년 7월 1일 일요일 *날씨 :비오고 흐림. *대전 대자연산악회 한남정맥 종주팀과 함께.... -10:40 보구곶리
▲ 제1구간 개념도
대전을 출발한 버스는 안성에서 서해안고속도로로 바꾸어타고 서서울요금소를나와 일산, 시흥, 김포요금소를 거처 김포강화로가는 48번 국도에 오른다.
48번 국도를 통과하는 강화대교 못미쳐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 꾸어 한남정맥 시발점인 보구곳리로 들어서는 302번 군도로 접어든다. 이곳은 1969년 강화대교가 건설되기 이전에는 갑곶나루가 소재 한 곳이다.
▲ 한남정맥을 시작하면서...
▲ 민통선 표지판.
민통선을 지나 정맥의 마지막 꼬리가 한강으로 잠기는 문수산의 북쪽 맨끝자락이 한남정맥의 끝지점이다. 하지만 이곳은 민통선 북방으로 위치하고 있어 민간인이 출입할 수 없는 곳이어서 ,
▲ 염화강변에 위치한 동막 군 소대CP (75년초 일병을 계급장을 달고 근무했던 곳이다.)
▲ 민간인이 출입할 수 있는 마지막구간인 민통선의 표지와 뒤로 경계부대 중대CP
첫 번째 무명봉이다. 원래의 정맥과 마주치는 지점이다.
▲ 유도
남과 북이 대치하는 한강 하구 강 한 가운데에 위치한 이 '유도'는 학이 많이 살아 일명 "학섬"으로도 불린다.
육지에서 뱀이 학의 알을 먹으러 강을 건너서 섬에 오르고, 또한 학은 뱀을 먹이로 한다고 한다.
보구곶리와 염화강 뒤로 강화 시가지가 희미하게 보인다.
이강의 수류는 밀물 때는 인천앞바다에서 북쪽 한강을 향해 흐르다가 썰물 때엔 다시 북쪽 한강에서 인천 앞바다 쪽으로 반대로 흐른다.
그옛날 북한과의 냉전이 극에 달했을 때 북한 간첩이 염화강의 내려오는 수류를 타고 빨대를 이용 물속에 몸을 숨긴채 남쪽으로 침투하였다던 곳이다
산성을 밟으며 정맥길을 가다보면 잠시뒤 산마루금을 가로막고 '민간인 출입금지'라는 표지판이 나온다. 이 시설물 때문에 정상 마루금을 바로 가지 못하고 오른쪽으로 사면길을 따라가다가 계단을 따라 올라보니 위장망을 설치한 군시설물이 보인다.
문수산 전위봉이다. 문수산정상은 바로 앞에 보이는 봉우리이다.
▲ 문수산 정상
▲ 문수산 정상
해발은 376.1m밖에 되지 않는 자그마한 산이지만 김포평야와 자그마한 야산들 가운데에선 가장 높은 산이다.
▲ 문수산 정상
▲ 문수산 정상에서의 조망 - 북한의 산하를 직접 볼 수 있는 곳이지만 운무에 가려 볼 수 없음이 아쉽다.
▲ 애기봉(해발155m)
문수산을 지나 22번 군도로 내려오는 길은 잡목이 우거지고 길은 희미하다. 이곳저곳으로 길이 여러갈래로 갈라져 사람이 다닌 흔적이 있는 것을 보면 이 정맥길을 다녀간 선답자들이 쓸데 없는 발품을 팔았는다는 말이 이해가 된다. 산정상에서부터 22번 군도까지 거리는 짧지만 대단한 급경사길이다.
교통이 불편하여 찾아가기가 쉽지않지만 문수산과 함께 이곳에 올라 북한의 산하를 직접보고 가는 것도 좋은 추억거리가 될 듯 하다.
▲ 애기봉 표석<자료사진>
애기봉(愛妓峯) 병자호란때 평양감사는 난리를 피하여 애첩을 데리고 피난길에 나섰다가 평양감사는 오랑캐에 잡히고, 혼자 강을 건넌 기녀는 한강과 임진강이 합쳐진 이곳 김포 월곶의 조강변 봉우리에서 혼자 임을 그리며 기다리다 죽어 쑥갓머리산 꼭대기(지금의 애기봉)에 묻히는 신세가 된다.
1967년 박대통령이 김포 해병부대를 방문하였을때 마을사람들에게 애기에 대한 전설을 전해듣고 애기의 혼을 위로코자 "애기봉"이란 이름을 정식 명칭으로 등록하라 하여 지도에 정식이름으로 등록하게 된다.
이 애기봉에 30m 철탑이 선 것은 휴전 다음해인 1954년의 일이다.
▲ 애기봉에서 바라본 북한의 산하<자료사진>
▲ 22번 군도와 왼쪽길은 애기봉으로 가는 갈림길
22번 군도인 이길의 이름은 쌍용대로이다. 왼쪽으로 가면 민통선 안 마을 용강리와 조강리의 애기봉으로 가는 길이다. 차선도 그려지지않은 세멘트 포장길을 가로질러 오른쪽으로 넓은 비포장길을 따라 진행한다.
▲ 56번 지방도와 비루고갯길 삼거리
모두가 고만고만한 나즈막한 특징없는 산들이라 어느 봉우리를 지나는지 살필 겨를도 없이 무작정 선두의 표지기를 따라 가다보니 군부대 철조망을 지나 2차선 포장도로에 내려선다. 56번 지방도이다.
군부대 정문에 나이어린 병사 두어명이 주간 근무를 서고 있다. 30여년전 이근처 문수산 정상 남쪽 고막리마을 해병부대에서 삼년동안 조국을 위해 청춘을 바쳤던 기억이 새롭다. 나이어린 저 병사의 모습을 보고 잠시나마 그시절 내자신의 모습을 회상해 본다.
▲ 12번 군도
잠시후 포장길을 버리고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잡목과 가시가 성가시럽게 하는 산길에 들어선다. 분뇨냄새와 쓰레기 썩은 냄새 그리고 개짓는 소리가 요란한 매우 지져분한 길이다. 길 곳곳에 생활 쓰레기가 군데둔데 쌓여 있는 길을 지나 오늘 건너야할 도로중에서 세 번째도로인 12번 군도에 내려선다. 이곳 12번 군도에 내려선 시각이 오후 2시 18분쯤 이다. 이도로는 통행량은 많을 것 같지 않지만 2차선으로 말끔히 포장이 되었다. 보구곶리를 출발한지 세시간 반이 조금 넘었다. 이제 오늘의 마지막 날머리 48번 국도인 것고개도 이제 머지 않은 듯하다.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던 빗줄기가 다시 쏟아진다. 잡목이 우거진 길을 조금 올라서면 지방기념물 제 91호로서 선사시대에 해당하는 청동기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의 무덤으로 알려진 고정리 지석묘를 지난다.
▲ 통진 시가지
▲ 것고개(마송리)의 해병사단본부 정문
지석묘를 지나면서 다시 군부대 철조망길이 길 게 이어진다. 해병2사단 사단 본부 경계 철조망인 듯한 이 시설물은 정맥 마루금을 따라 설치되어있어, 정맥길은 능선 아래에 진지를 연결하는 교통호 통로를 따라 엉뚱한 길을 가야 한다.
이전 당시에는 여단규모의 병력이었으나 지금은 사단규모로 확장되어 해병제 제2사단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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