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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1,567m)/유일사->장군봉->영봉->망경사->부쇠봉->문수봉->당골

雪松 2010. 5. 11. 07:29

 태백산(1,567m)

 

*일시 : 2008년 3월 14~15 무박산행. 
*같이한 사람 : 나홀로(대자연 산악회 백두 대간 6차 종주팀차량에 합승하여)
*코스 : 유일사->장군봉->영봉->망경사->부쇠봉->문수봉->당골

 

새벽 다섯시가 조금 넘은 시각  아직 어둠이 짙게 드리워진 유일사 매표소 텅빈 주차장 한켠에 매표소만이 불이 환하게 밝혀져 있지만, 눈꽃 축제를 찾았던 수많았던 인파는 썰물처럼 빠져나간 자리엔 공허만이 가득하다.

입장료 2000원을 지불하고 반가움의 인사를 전하는 야간 근무자의 인사를 듣는등 마는둥 까만 어둠속으로 빠져 들었다.

 

태백산으로 오르는 길이 여러곳이 있지만 이곳 유일사로 오르는 탐방로가 정상에 오르는 가장 쉽고 가까운 지름길이다.

이곳에서 유일사 쉼터까지는 사륜구동차량이 다닐수 있는 포장도로이지만, 아직 한겨울의 잔설로 덮여있어 걸어가기도 미끄러운 길이다.


대동강 물도 녹는다는 우수와 경칩이 지난지 이미 여러날이 되었고, 남쪽에서는 꽃소식이 전해지고 있건만 태백산은 아직도 한겨울의 깊은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 05시 05분,  유일사 매표소

 

 

 

 ▲ 05시 50분, 사길령에서 올라오는 길과 마주치는 유일사 쉼터

 

유일사 쉼터에서 가파른 바위길을 돌아올라 이십여분 지나면서부터 경사가 점점 유순해지기 시작한다.
살아천년 죽어천년을 간다는 주목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수령은 500년이상으로 우리나라에서 주목 서식지중 가장 대단위 군락지를 형성하고 있는, 태백산을 대표하는 나무로서 설경과 주목과 일출은 태백산의 대표적인 볼거리이다.


남쪽하늘끝에서부터 점차 서서히 어둠이 걷히기 시작하더니, 드디어 문수봉의 산그림자 너머 겹겹이 펼쳐지는 산파(山波) 뒤로 붉은 빛이 감돌기 시작하더니 아침해가 떠오르기 시작한다

 

 

 

 ▲  태백산의 일출.

 

 

 

 ▲  함백산의 조망

 

태백산 정상에서의 조망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장관이다.
북으로는 함백산이 손에 잡힐 듯이 가깝게 보이며, 바로 매봉산과 백두대간의 산들이 보이고 우측으로 낙동정맥 산들의 산파 (山波)또한 장관이다.

 

 

 

 

 

 

 

 ▲  장군봉(태백산. 1,567m) 정상의 장군단

 

태백산의 어원은, 하늘의 빛이 내려지는곳이라 해서 우리말로 '밝음의 원천'이라는 뜻을 지녔다고 한다.
장군단은 태백산 최고정상
장군봉에(1,567m) 위치하고 있지만 남쪽 약300미터 아래의 영봉 정상에 세워진 천왕단에 비해 규모가 조금 작으며, 천왕단은 고대문헌에도 등장하며 역사적 가치가 있지만 이곳 장군봉의 장군단은 후세에 인위적으로 쌓은 것으로 특별한 역사적 가치는 없다고 한다.

 

 

 

 

 

 

 

 

 

 ▲ 태백산 영봉 천왕단

 

 태백산에는 장군봉에 "장군단"과 영봉의 천왕단, 그리고 영봉 아래에 또하나의 규모가 작은 "하단"이 있는데, 이모두를 천제단이라 부르지만 영봉에 세워진 천왕단의 규모가 제일 크고, 일반적으로 천제단이라 하면 영봉의 천제단인 천왕단을 일컷는 말이다.
영봉에 있는 천왕단의 규모는  둘레 27m, 폭8m,  높이 3m의 규모로 약 20여평이 되며 올라가는데 아홉 개의 계단이 있어, 구령탑이라 부르기도 한다.

천제단 안에 제단위에 씌여 있는 "한배검"이란 말은 대종교에서 '단군'을 높여서 부르는 말로 "한"은 크다. 위대하다. 라는 순 우리말이고 "배"는 '밝다' '지혜롭다'라는 순 우리말이며 검은 신(神)의 순 우리말로서 고 '위대하신 밝은 지혜를 가진 우리 하느님'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환단고기>에 보면 '5세 단군 구을(丘乙)임술 원년에 태백산에 천제단을 축조하라 명하고 사자를 보내 제사를 지내게 하였다'는 기록으로 보면, 천제단은 삼국시대 이전부터 천제(天祭)를 지내던 곳으로 역사가 2,000년이 넘었다.

 

 

 

 

 

 ▲ 07시, 태백산 정상

 

원래 태백산의 최고봉은 장군봉이지만 장군봉에는 정상석이 없고, 1,567m의 장군봉보다  6m가 적은 1,561m의 영봉 천왕단 아래에 사람의 키보다 두배나 됨직한 거대한 정상석이 서있고 정상석 아래에 고려시대 문인 안축 (安軸)선생의 시가 씌여 있다.

 

   태백산에 오르다    (登太白山)
                                                 근제   안   축   지음

 

   긴 허공 곧게 지나 붉은 안개 속 들어가니            (直過長空入紫烟)
   최고봉에 올랐다는 것을  비로소 알겠네              (始知登了最高賞)
   동그랗고 밝은 해가 머리위에 나직하고               (一丸白日低頭上)
   사면으로 뭇 산들이 눈앞에 내려 앉았네              (四面群山落眼前)
   몸은 날아가는 구름 쫓아 학을 탄 듯 하고            (身逐飛雲疑駕鶴)
   높은 층계 달린 길 하늘의 사다리 인 듯               (路懸危   似梯天)
   비온 끝에 온 골짜기 세찬 물 불어나니                (雨餘萬壑奔流張)
   굽이도는 오십천을 건널까 걱정되네                   (愁度榮回五十川) 

 

천제단에서 봄을 시샘하려는 듯  매섭게 불어오는 찬바람을 피해 왼쪽길을 따라 망경사로 잠시 내려가기로 한다.
천제단이 있는 이곳을 망경대(望鏡臺)라고도 한다. 그래서 영봉 아래에 있는 절이름이 망경사(望鏡寺)라 부르는가 보다.

 

 

 

 ▲  단종비각

 

조선 6대왕인  단종은 즉위하여 4년만에 숙부인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상왕으로 물러나 있다가 결국은 영월로 유배를 오게 된다.


그때 한성판윤(지금의 서울시장과 같은 직책)을 지냈던 추익한(秋益漢)이라는 사람이 이곳 태백산에 은거하고 있으면서, 유배된 단종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등 자주 배알을 다녔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날 영월로 단종을 배웅하러 가는 도중 곤룡포를 입은 단종이 말을 타고 오고 있는지라, 깜짝 놀라 엎드려 절을 올리고 보니 단종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없었다. 괴이하게 생각한 추익한은 영월에 당도하고 보니 이미 단종은 사사되고 난 후이고 그날이 바로 단종이 사사당한 날이었다고 한다.


  이에 추익한은 단종이 죽어 태백산의 산신령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이곳 태백산에 사당을 짓고, 이날(단종이 사사당한 음력 9월3일)을 기려 단종에게 제사를 모셨다고 하고 지금까지 계승되어 오고 있다고 한다.
 지금의 비각은 1955년 다시 지어진 것이며 비각안에는 "朝鮮國太白山端宗大王之碑"라는 비가 서 있다.

 

 

 

 ▲  망경사

 

 

 

 

 ▲  망경사

 

 

  

망경사에서 다시 대간 능선길로 오른다.

하단을 지나  부소봉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접어 들면 문수봉으로 가는 길이고, 이곳 역시 멋진 주목이 살고 있는 주목 군락지이다.

문수봉까지 가는 길  양 옆으로 사람키보다 더 큰 진달래와 철쭉이 무더기로 자생하는 군락지이다.


멋진 철쭉을 상상하면서 문수봉으로 가는 길은 눈이 아직 녹지 않은 미끄러운 길이지만 중간중간에 멋진 조망이 펼쳐지고,
굴곡이 별로 없어 어렵지 않게 문수봉으로 갈수가 있다.

 

 

 

 

 

 ▲  하단

 

대간능선을 따라 부소봉을 향해 내려오면 천제단의 마지막 제단인 하단이 나타난다.
어느 문헌에서 보았던 기억으로 날씨가 좋은 때 동해 바다가 보이는 장군단은 해신(海神),
하늘이 훤하게 열려있는 천제단은 천신(天神), 그리고 제일 아래에 위치한 하단은 지신(地神)에게 제사를 올리던 곳이라고 보았던 것 같다.

남쪽으로 대간 능선을 따라 부소봉(1,546.5m)이 보인다. 부소봉(1,546.5m)은 단군의 아들인 부소왕의 이름을 따서 부소봉이라 불렀다고 한다.

 

 

 

▲  명품주목

 

 

 

 ▲  함백산의 마루금.

 

 

 

 ▲  문수봉의 마루금.

 

 

 

 ▲ 08시 57분, 문수봉 정상

 

문수봉 정상에는 지독한 너덜지대 이다.  

대부분 부드러운 육산인 태백산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고 정상 군데군데에는 여러개의 돌탑을 쌓아 놓았다. 

 

이곳 문수봉에 대한 문헌을 찾다보니 어렵사리 문수보살과 자장율사에 대한 전설을 찾을수가 있었다.
  전설에 의하면 문수보살이 이 문수봉에 은거하여 수도하던중,

멀지 않은 함백산에 자장율사가 정암사를 창건하여 안거해 있다는 소식을 듣고,


문수보살이 정암사의 자장율사를 찾아 갔었는데, 당시 문수보살의 행색이 말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다 떨어진 가사에다 칡넝쿨로 엮은 삼태기에 죽은 개를 담아 메고 간 것이다.


이를 본 자장율사의 제자가 이를 못마땅하게 여겨 거짓으로 자장율사가 출타하고 없다고  문전박대하여 돌려 보내보냈다.
그 후 자장율사가 문수보살을 만나러 문수봉에 갔더니 이번에는 문수보살이 지난번에 문전박대를 했던 앙갚음으로 숨어 버림으로 문수보살을 그냥 돌려 보냈다. 하는수 없이 발길을 돌리던 자장율사가 문수봉의 험상궂은 거친 모습을 보고 "문수보살의 행색 같구나"라고 하였단다. 그래서 그때부터 이 험상궂은 돌무더기의 이 봉우리를 문수봉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  문수산 정상의 풍광- 돌탑과 함백산

 

하지만 거친 너덜지대와 달리 문수봉 정상의 조망 만큼은 어느 명산에 비해 조금도 뒤질 것 없는 일망무제의 거침없는 시원한 조망이 펼쳐진다.


눈앞에 태백산의 장군봉과 영봉 그리고 부소봉의 부드러운 산세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가장 좋은 곳이고,
북으로는 가까운 거리에 함백산이 보이고 그 옆으로 낙동정맥의 분기봉인 천의봉(매봉산)과 풍차단지도 보인다.
겹겹이 펼쳐진 산파
(山波) 뒤로 멀리 보이는 산 봉우리는 아마도 백두 대간 줄기의 청옥. 두타산인 것 같다.

 

 

 

 ▲  문수산에서 바라본 태백산 주능선의 풍광

 

 

 

 ▲  문수산  남동쪽의 조망

 

다시 동쪽으로 동남쪽으로 눈을 돌리면 급경사 면 아래로 형형색색의 모양을 한 아름다운 산파(山波)의 그림자가 펼쳐지는 황홀경이 펼쳐진다.


맨먼저 짐승 모양을 한 흡사 진안의 마이산과 같은 산에 눈길이 간다. 120도 각상에 있는 달바위봉의 모습이다.
그뒤로 병풍처럼 낙동정맥의 산들이 길게 펼쳐지고, 정동쪽 방향으로 멀리 조망되는 산 봉우리는 응봉산이 아닐까.
그리고 문수산에서 이어진 발밑에 펼쳐지는 산은 조록바위봉이며 좌측으로 위치한 산은 연화봉으로 보인다..

 

 

 

 ▲  문수산 정상.

 

 

 

 ▲  단군성전

 

 

 

 ▲  석탄박물관

 

 

 

▲ 10시 18분,  당골매표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