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두대간 **/백두대간Ⅰ(終)

[32차] 성삼재->임걸령->삼도봉->벽소령->세석대피소->장터목->천왕봉->중산리

雪松 2010. 4. 23. 18:50

 백두대간 종주(南進) 32차(마침내 백두대간의 종점에 서다)

 

* 일시 : 2006년 9월 15~16일(토요일)   

* 날씨 : 흐리고 비.

* 거리 : 총 산행거리 33.36km(접속거리 5.23km포함)


성삼재-(3.5㎞)->노고단-(3.28㎞)->임걸령-(2.15㎞)->삼도봉-(2㎞)->토끼봉-(2.94㎞)->연하천산장-(3.35㎞)->벽소령대피소-(2.55㎞)->선비샘-(4.8㎞)->세석대피소-(3.26㎞)->장터목대피소-(1.6km)->천왕봉정상-(1.98km)->법계사-(3.25km)->중산리매표소

 

*총 산행시간 12시간

*구간 진행시간

 

○ 성삼재 출발(03:40) 산행시작

○ 노고단(04:15)

○ 임걸령(05:15)

○ 삼도봉(06:00)

○ 토끼봉(06:45)

○ 연하천산장(07:40)

○ 벽소령대피소(09:00)

○ 선비샘(09:50)

○ 칠선봉(10:35)

○ 세석대피소(11:25 .중식15분)

○ 장터목대피소(13:00 도착)

○ 천왕봉정상(13:45)

○ 로타리대피소(14:43 도착)

○ 중산리매표소(15:40)   

 

 

▲  오늘의 산행개념도입니다.

 

우리나라 국립공원 1호로 지정된 지리산은 우리나라에서 덩치가 가장 큰산입니다.

전남과 전북 그리고 경남의 3개도에 걸처 있는 지리산의 크기는 여의도면적의 1000여배, 그리고 제주도의면적만큼 큰 1억 3천여만평에 이르고, 성삼재에서 천왕봉에 이르는 주능선의 길이만도 25.5km나 되며, 1천 5백여m의 봉우리만도 13개나 된다고 합니다.  지리산 종주코스는 우리나라 산의 종주코스 중 가장 긴 코스입니다.

 

지난번 대간 31차에서 신풍령에서 육십령에 이르는 32.53km의 덕유산종주에 이어서, 이번 백두간종주 32차산행에서도 성삼재에서 천왕봉을 거쳐 중산리로 하산하는 약35km에 이르는 거리를 지리산을 종주산행으로 나섭니다.

 

산을 좋아하는 모든이들이 산에 대한 묘미에 빠지면 꼭 이루고 싶어하는 지리산 당일종주!

지금까지 산을 좋아하는 수많은 사람이 지리산 종주를 하였고, 지금도 또 도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약 35km의 긴거리에 오르내림이 큰 1500여m의 산봉우리를 13개나 넘나드는 지리산 종주길은 누구나 맘만 먹으면 쉽게 갈 수 있는 그렇게 호락호락한 길은 절대 아닙니다.

강인한 체력도 필요하겠지만 자신과 인내와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강한 정신력이 필요합니다.

 

원래 일정대로라면 백두대간의 맨 마지막구간인 이곳 지리산은 11월중에 해야하지만, 그때가 되면 산불로 인한 입산금지와, 낮의 길이가 너무 짧아 당일 종주를 하기가 어려워, 마지막 지리산 구간 종주를 일정을 앞당겨 오늘 종주길에 나섰습니다.

 

백두대간 마지막구간인 지리산 종주를 떠나는 날 전국적으로 비가 내린다고 합니다.

그리고 남쪽에선 태풍 "산산"이 올라오고 있다고 합니다. 비가 오면 다음기회로 일정을 미루면 좋으련만 어림없는 소리입니다. 지난번 호우경보속에 설악산이 폭우로 피해를 입던날도 강행군을 했으니까요.

 

대자연 산악회 5차종주팀인 우리들은 처음 설악산에서 백두대간을 시작할때부터 유난히 비와 인연이 많았습니다. 주말만되면 어김없이 내리는 비가 왜 그리 야속하던지 원망도 많이 하였습니다만 이젠 빛바랜 추억이되어 아름다운 기억속에 간직하고 있습니다.

 

지리산 일부 매표소에서 출입을 통제 한다고도 하고, 타산악회 지리산일정이 취소되는등 어수선한 분위기에 남대전 IC에 주차를 시키고 일행을 만나 대자연산악회 차량에 오르니 우중산행을 예감하여서인지 빈좌석이 많이 보입니다.

하지만 고속도로를 달려가는 동안 검은 구름이 낮게 드리워져 있을 뿐 비는 내리지 않더니, 성삼재 주차장에 도착하니 사나운 바람속에 굵은 빗방울을 섞어 뿌리면서 지리산의 사나운 모습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원래 국립공원은 야간 산행을 금지하고 있지요. 이곳 지리산도 마찬가지입니다. 일출 두시간 전부터 입산을 시작한다는 규정 때문에 밤잠도 자지못하고 달려 왔건만 한시간 가까이를 차속에서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입산 통제는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  성삼재 주차장

 

새벽 02시 50분, 새하만 운무가 낮게 드리워지고, 스산한 바람과 빗방울이 후둑후둑 떨어지는 성삼재 주차장에 도착하여 입산이 시작되기를 기다립니다.

 

 

▲  3시 40분에 성삼재 매표소에서 출발

 

얼마만인지 차에서 내려 불이 환하게 밝혀진 성삼재 매표소 앞에서 우의를 입고 완전무장을하고 전쟁터에 나서는 전사들처럼 결전의 시간을 기다립니다.  

매표소 앞이 북적이기 시작하고 3시 40분에 입산을 시작합니다. 머리에 헤드랜턴을 켠채 긴행렬에 떠밀리다시피 어둠속으로 밀려 들어갑니다.

 

 

▲  노고단 대피소 앞

 

넓다란 도로를 따라 올라오다 사잇길을 가로질러 매표소를 출발한지 불과 30분만에 어둠에 묻힌 노고단대피소 앞을 지나갑니다.
위 사진은 노고단 취사장 앞에 세워진 안내판입니다. 지리산엔 반달곰을 방사하고 있는데 산에서 곰을 만나면 이렇게 대처하라는 내용이지만, 곰을 만나면 이렇게 대응이 될지 어린이 동화책에서나 나올 듯한 내용인 듯 합니다.

 

 

 

▲  삼도봉에서

 

노고단 고갯마루에 여러사람이 웅성거리지만 일행들의 행렬속에 떠밀려 천왕봉쪽으로 내림길을 따라 삼도봉을 향해 쉬지 않고 걸어갑니다.
내렸다 그치기를 반복하는 작은 빗방울속에 비에 젖은 길이 헤드랜턴의 작은 불빛을 더욱 초라하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지리산 주능선은 수많은 사람의 발걸음으로길이 흙이 모두 소실되어 나무뿌리와 돌이 드러나 울퉁불퉁한 너덜길이 되어 버린지 오래입니다.

비에 젖은 돌이 돌출된 너덜길이 미끄러워 산행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지지만. 앞서 가는 사람 발 뒤꿈치만보고 묵묵히 그냥 걸어 갈 뿐입니다. 이렇게 비가 오는 어두운 밤길엔 안전이 제일입니다.


잠시후 이곳 지리산에서 물맛이 가장 좋다는 임걸령에 도착하지만 아직 갈증이 나지 않아 그냥 지나칩니다.
6시 정각에 삼각뿔 모양의 조형물로 표지석을 세운 전남과 전북 그리고 경남의 경계인 삼도봉에도착합니다.

 
산과 하늘금의 경계에서부터 여명이 밝아오고 있습니다. 아직 어둠이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니지만 동쪽하늘에서 내려오는 빛만으로도 걸어도 불편하지 않을만큼 밝아져 랜턴을 꺼서 배낭에 넣고 동료들을 불러모아 기념사진을 찍은후 휴식도 없이 다시 길을 이어갑니다.

 

 

 

▲  화개재

 

화개재로 내려오는 길에 설치된 계단의 수가 595라고 합니다. 안부에 내려서기 전에 좌측으로 보이는 뱀사골 계곡 안에 하얀운해가 가득합니다. 이곳 화개재는 지리산 주능선중 고도가 가장낮은곳으로 옛날에는 소금등 해산물과 내륙특산물을 등에 지고 서로 넘나들었다고 합니다.

 

 

 

▲  토끼봉 정상에서의 아침식사

 

화개재에서 토끼봉으로 오르는 길이 만만치 않습니다. 연하천 산장까지 가서 아침 식사를 하기엔 너무 먼 것 같습니다.
배고프기 전에 먹으라는 말처럼 식사를 하고가자는 말에 모두가 기꺼이 동의를 하고 토끼봉 바위위로 올라섭니다.


머나먼 길을 가야하는 사람의 식사라고 느껴지지 않을 만큼 간단하고 초라합니다. 우중 산행에 대비하여 자르지 않은 김밥 한줄, 그리고 빵한조각등으로 각자 간단히 아침식사를 합니다.


 반야봉과  동.서로 대칭을 이루는 토끼봉은 풍수지리에 의한 방위에 따라 이름지어진 이름이라 합니다. 즉 반야봉의 동쪽에 위치한 토끼봉은 24방위 중 묘방위에 해당하여 묘봉(=토끼봉)이라 칭하였으므로 동물의 토끼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합니다.

 

 

 

▲  연하천 대피소

 

토끼봉을 지나 연하천으로 가는길은 한동안 평탄한길이 이어지다 나뭇계단을 내려 예상시간을 한참 넘긴 07시 40분에 연하천 대피소에 내려섭니다.


이 연하천대피소는 지리산능선의 샘물중에서 수량이 가장 많다고 합니다.
산길을 가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물인 것은 새삼 말할필요도 없습니다. 밥은 먹지 않고 갈 수는 있으나 물 없이는 갈 수가 없으니 말입니다.


지리산 종주를 쉽게 할 수 있는 또 한가지 이유도 중간중간에 샘이 있다는 것입니다.
수통을 꺼내 음료수를 담가 놓은 물통위에서 물을 보충하고 다시 길을 재촉합니다.

 

 

 

▲  연하천 대피소 샘터

 

 

 

▲ 형제봉

 

형제봉입니다. 이곳 지리산에서 수도하던 형제가 지리산녀의 유혹을 뿌리치려 등을 맞대고 있다고 하다 굳어져 바위가 되었다고 합니다.

 

 

 

벽소령대피소

 

 

 

 

선비샘

 

벽소령산장을 지나 약 한시간정도를 지나 덕평봉능선 남쪽에 선비샘이 있습니다.

이곳 선비샘은 비록 수량은 많지 않으나마르지 않고 물맛이 좋다고 합니다.  

한모금 물로 갈증을 해소하고 수통에 신선한 새물을 받아 넣습니다. 

 

 

 

▲ 칠선봉

 

칠선봉입니다.  이곳 일곱개 봉우리가 너무아름다워 일곱선녀가 노닐었다하여 붙여진이름이라합니다.

 

 

 

 

▲ 운무에 가린 세석대피소

 

벽소령대피소에서 세석대피소까지 6.3km구간은 지리산 종주중에서 지속적으로 고도를 높여가기 하기 때문에 체력소모도 많고 지루한 구간입니다.


11시 25분 세석대피소에 도착합니다. 아직 점심식사하기엔 이른시간인 듯하지만 아침식사가 소홀했던 탓에 시장기가 돕니다.
붐비지 않는 식탁한켠에 둘러앉아서 펼치는 점심상 역시 초라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아마도 오랜시간을 걸어야하는 부담 때문에 배낭무게를 최소한으로 하려면 어쩔 수 없었습니다.
임우균님이 따끈따끈한 햇반과 참치캔을 사와 점심식사를 대신하고 땀이 식어 서둘러 추워지는 몸을 추스려 자리를 일어섭니다.

 

 

 

▲  촛대봉 정상

 

 

   

▲ 연하봉

 

세석대피소에서 장터목대피소까지의 3.26km의 구간은 비교적 높낮이의 오르내림이 적어 그래도 손쉬운 구간입니다.
그리고 천왕봉과 제석봉이 주변경관과 어울어져 멋진풍경을 연출하는 해발 1,667m의 연하봉은의 기암과 고사목숲은 지리산 십경중의 제 8경인 "연하선경"인 곳입니다.

 

 

 

▲ 장터목 대피소

 

13시 장터목대피소입니다. 하늘을 모두 가린 운무는 조금도 물러날 기세를 보이지 않습니다. 이제 천왕봉 정상까지 거리상으로 얼마되지 않지만  급경사에 모두가 힘든 구간인 듯 싶습니다.


이곳 장터목은 해발 1,750,m로 설악산 대청봉보다 높다고 합니다. 그래도 옛날 삼국시대때부터 장짐을 지고 올라와 물물교환을 하느라 장을 섰다는 곳이지만, 지금은 장짐대신 등산배낭을 메고 올라와 1,915m의 지리산천왕봉의 해돋이를 보기위해 하루를 묵어가는 베이스캠프로 변해 버렸습니다.
이제 천왕봉까지는 1.7km정도가 남아 있지만 제석봉을 거쳐 천왕봉까지 오르는 길은 가장 가파르고 힘든구간입니다.

 

 

 

▲ 제석봉고사목

 

 

 

통천문

 

 

 

 

▲ 천왕봉정상에서의 기념사진....

 

드디어 1,915m의 지리산 천왕봉 정상입니다. 성삼재를 떠난 지 10시간여 만인 13시 45분 천왕봉 정상에 도착합니다.
설악산 진부령에서 시작하여 달려온 백두대간 대장정의 마지막 종점인것입니다.


"韓國人의 氣象 여기서 發源되다" 의 정상석에 새겨진내용은  원래 백두대간의 시작임을 알리는 내용이라하지만 북진을 하면 시발점이고 남진을 하면 종점이 아닌가요?


김사융님, 최**님, 독대아범님, 임우균님 정상석에 기대어 백두대간 마지막구간의 각자의 기념사진을 찍습니다. 이곳 천왕봉에 오를 때마다 증명사진을 찍곤하지만 오늘은 백두 대간 마지막 구간종주로써의 그이상의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마음 같아선 백두 대간길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모여서 프래카드라도 펼쳐들고 기념사진을 찍었으면 좋으련만 바램에 지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최제세님의 배낭에서 양주한병과 육포가 나옵니다.  아직 중간에 완주하지 못한 몇구간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이술한잔의 의미는 단순한 정상주가 아닌 지리산 종주완주와 백두대간 종주 마지막구간 완주를 자축하는 그런 정상주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제부터 하산길은 사실상의 백두 대간길은 끝나고 하산을 위한 접속거리입니다.

 

 

 

▲ 천왕봉정상에서....

 

 

 

▲ 로타리대피소

 

법계사와 로타리 산장은 천왕봉 정상에서부터 2km의 거리에 있습니다.  

이곳 지리산을 올라본 사람이면  이구간의  경사가 얼마나 가파른지 알지요.  

산은 가슴으로 오르고 무릎으로 내린다고 합니다. 천왕봉에서 조심조심 한시간을 내려왔지만 벌써부터 무릎이 시큰거리기 시작한지 오래입니다.

 

 

 

▲ 중산리매표소

 

 

 

새벽 3시 40분 성삼재를 출발한지는 열두시간만인 15시 40분  중산리매표소에 도착합니다.
설악산 진부령을 출발하여 736km의 모든구간 완주를 끝내고 천왕봉을 지나 오늘 이 자리에 섰다면 감동은 더하겠지만 중간에 몇구간을 남겨놓았더라도 그래도 백두대간의 마지막지점 완주인 것은 분명합니다.


백두대간 전구간 완주의 축배는 모든 구간 완주후로 미루고, 오늘은 매표소 맞은편 천왕봉식당에서 두부와 막걸리로 뒷풀이를 준비하였습니다.  
식당의 간이 샤워실에서 간단하게 땀까지 씻고 나무상앞에 모여 앉습니다.


오늘 지리산 종주산행이 비록 힘들고 험난한 길이었지만 막걸리 한잔으로 피로를 풀고 지리산을 떠나는 여러분의 얼굴엔 넉넉함이 가득합니다.
오늘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다음 산행길에서 건강한 모습으로 뵙기를 기원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