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천불동 산행기 *일시 : 2004년 10월8-9일 무박산행 *누구와? :소월산악회를 따라서.. 산꾼을 가득 태운 소월뻐스는 2호차까지 매달고 예정시간을 조금 넘긴 02시 20분에 설악산 한계령에 도착합니다. 버스 출입문밖으로 내려서는 한계령의 날씨는 한계령 고갯마루에는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듯 구름이 낮게 깔려 있고 스산한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일기예보에 비올 확율 오전 80% 오후 60%............ 만약에 비가 내리면 공룡으로 가시면 절대 안되고 공룡으로 진입 후라도 비가 내리면 돌아서서 천불동으로 하산하셔야 합니다. 안전에 염려가 되는 듯 몇번씩 당부하는 권사장님에게 대답대신 손을 흔들고 불이 밝혀진 한계령 매표소 계단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오늘은 여러명의 산악대장님중 아무도 오지 않았습니다. 권사장님의 부탁으로 오늘 산행 선두를 책임지기로 하고 매표소에서 59명의 요금을 계산하고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 질 것 같은 이 야밤에 웬 사람이 이리 많은지....
얼마만큼 땀을 흘리며 올라왔는지 여기가 어디쯤인지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귀때기청봉과 대청봉 갈림길에서 이정표의 대청봉쪽 방향을 따라서
정상을 향해 끊어졌다 다시 이어지곤하는 하는 불빛의 대열속에 섞여 가고 있을 뿐입니다.
어디에서 부터인가 배낭뒤에 소월이름표를 달은 두사람과 일행이 되어 선두를 가고 있습니다.
같이 동행하는 친구가 생겨서인지 발거름도 한결 가벼워진 것같고 지루함이 덜 합니다.
닉네임이 "미니"라고 합니다. 닉네임의 이미지에 맞게 아담한 몸매를 가지고 있습니다.
설악산 종주를 위해서 계룡산을 여러번 다니면서 여러번 연습을 했다나요...
본인은 초보라고 겸손해하지만 걸음은 비교적 선두를 유지하면서도 좀처럼 피로해하는 기색이 없습니다.
길게 늘어선 헤드랜턴의 불빛이 멈추고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어느 산악회의 중간 인원 파악을 하고 있습니다.
미니님 일행과 함께 배낭을 내려놓고 잠시 물한모금 마시면서 잠시 숨을 고릅니다. 우리 산악회 선두는 얼마만큼 갔는지 또 후미는 어디쯤 오고 있을까?
이제 끝청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은데 아직 하늘은 밝아질 기색을 보이지 않고, 아직 시월의 초순이지만 설악의 싸늘한 찬바람은 땀이 식은 옷속으로 사정없이 파고 들어와
[끝청 갈림길에서]
대청으로 가까워 오면서 빨간 단풍잎은 대부분 떨어져 버리고, 앙상한 나뭇가지만이 계절이 바뀌었음을 알립니다. 대청대피소를 지나칠 무렵 하늘에서 갑자기 비가 쏟아지기 시작하고, 등산객들이 술렁이기 시작합니다..
[ 희운각 대피소]
희운각에 가까워 오면서 하얀 운무를 뒷배경으로 형형색색으로 물든 오색단풍의 설악산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집니다.
7시 30분, 금방이라도 비가올 것 같이 하늘이 잔뜩 찌푸려 있는 희운각에 도착합니다.
막 아침이 시작되려는 이른 시각이지만, 많은 사람이 이곳 저곳에서 둘러 앉아서 아침식사가 한창입니다.
식사를 하고 있는 등산객 사이로 한 바퀴를 돌아보지만 우리 산악회 일행은 보이지 않습니다.
오늘 어느 코스로 가야 하는 것인가? 누구와 상의할 사람도 물어볼 사람도 없습니다. 선두와 후미를 챙겨 줄 산악대장도 없는 오늘은
59명 일행 모두의 안전한 산행을 위해서도 오늘은 천불동으로 가면서 단풍이나 실컷 구경해야지... 천불동쪽 갈림길에 여러장의 겹쳐서 바닥지를깔아놓고 내려가기 시작합니다.
중청에서부터 외설악의 비선대에 이르는 우리나라의 가장 아름다운 계곡중의 하나인 천불동계곡은
[오 련 폭 포] 양폭대피소가 보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이 계곡에 시커멓고 지져분한 천막을 뒤집어 씌운
저런 흉물스런 대피소의 모습은 하루 빨리 사라져야 하지 않을까요?
아마도 이곳에서는 파전이나 빈대떡도 파는지 음식을 굽는 고소한 냄새는 골짜기에 가득합니다.
여기 저기서 군데군데서 모여 있는 모든 사람들의 모습들이
오늘 이 순간 만큼은 일상생활에서 찌들은 오만가지의 시름을 모두 잊은 듯
왁자지껄 떠드는 목소리에 윤기가 넘쳐 흐르고 얼굴에는 행복함이 가득한 듯 합니다.
산속이라 그런지 시장기가 돌아서 그런지 빈대떡 파전냄새가 이렇게 맛있다고 느껴지는 것은 처음이다.
가믐이 오래지속되었는지 계곡의 물은 많지 않지만 바위에 걸터 앉아 깨끗한 계곡물에 등산화 끈을 풀고 물속에 발을 담급니다.
[귀면암].
[문수담].
[비 선 대] 비선대 다리위에서 아이를 업은 엄마가 딸의 사진을 찍어주고 있습니다. 어머니와 딸의 차림에서 시골냄새를 느낄 수가 있습니다.
비선대 매점속으로 막걸리 냄새를 맡으며 설악동으로 내려 가도록 길이 되어 있습니다.
[신흥암 좌불상].
신흥사의 커다란 좌불 부처님이 보입니다. 설악동 전체가 원색의 관광객의 물결로 출렁이는 것이 '인산인해'라는 표현이 잘 어울릴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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