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두대간 **/백두대간Ⅱ(終)

[13차] 이화령->황학산->백화산->이만봉->배너미평전->은티마을

雪松 2011. 2. 28. 08:54

  백두대간 왕복종주(北進)13차/백화산 구간.

 

 

 

제13차 : 이화령->황학산->백화산->이만봉->배너미평전->은티마을./역방향 산행.

 

*일시 : 2011년 2월 27일(일요일)   

 * 날씨 : 종일토록 차거운 겨울비를 원없이 맞다.

 * 누구와? : 대자연 산악회 10차(8차) 백두 대간 종주팀과 함께..

*코스 및 거리 : 총 산행거리 14.55km(접속거리 2.9km별도)  

 

     이화령-(1.53)->조봉-(3.9)->황학산 -(1.8)->백화산-(5.01)->이만봉-(2.26)->배너미평전-(2.9/접속거리)->은티마을

    

 * 누적거리 : 총734.65km중/ 172.51km진행.

 

간 진행시간(총 7시간 15분/ 접속거리 및 휴식시간 포함)

    ○ 09:45 - 이화령(548m)

    ○ 10:40 - 조봉(671m)

    ○ 11:26 - 황학산(912.8m)

    ○ 12:14 - 백화산(1,063.5m)

    ○ 13:05 - 평전치

    ○ 14:12 - 사다리재(820m)

    ○ 14:53 - 이만봉(990m)

    ○ 15:34 - 사선봉(964봉)

    ○ 15:55 - 배너미평전 갈림길 삼거리

    ○ 17:00 - 은티마릉

[산행기].

 

입춘과 우수를 지나 봄이 오는 길목에 있다고 하지만 잔설이 그대로 남아있는 아직은 겨울에 가까운 날씨다.

백두대간 왕복종주 열세 번째날인 오늘은 전국에 비예보가 있다.

강원도 산간지방에는 폭설주의보가 내리고 있고...

 

새벽에 집을 나서면서부터 내리기 시작하던 비는 산행들머리인 이화령에 도착하도록 쉼도 없이 계속 내린다.

구불구불한 이화령 도로를 오르면서 차창가로 바라보는 산허리에 하얀 잔설이 그대로 남아 있어 겨울속으로 다시 온 느낌이다.

하얀 눈밭에서 겨울 비를 맞아야한다니 오늘산행길이 순탄치 않을 것을 예고한다.

비는 어쩔수 없다고치고 다만 바램이 있다면 바람이라도 불지 말았으면 좋으련만.....

 

이번 두번째 백두대간 길은 지리산에서 설악산쪽으로 올라가는 상행이다. 구간구간을 건너뛰지 않고 차례차례 이어가면 좋으련만 사정은 그렇지 못하다.

지난번 경상북도 상주의 갈령까지 이어올라오다 속리산 구간을 남겨놓고 이화령으로부터 이어가야 한다. 이유는 속리산 국립공원은 지금 봄철 산불방지로 입산금지 구간이기 때문이다.

 

대자연 산악회 10차 백두대간 종주팀도 시작하면서부터 몇회를 진행하면서 참여 인원이 줄어들어 어려움을 겪고 있고,

같은 시기 설악산에서 하행길로 내려오던 대자연산악회 8차종주팀도 대미산을 지나오면서 인원이 급감하여 버렸단다.

급기야 8차팀과 10차팀이 합류하여 남은 구간을 마쳐야하는 이상한 동거를 하게된다.

이런사정으로 우선 8차팀의 얼마남지 않은 잔여구간을 보충하도록 배려를 해야하기 때문에 오늘13번째 대간길은 8차팀이 남겨 놓은 이화령에서 백화산까지의 구간을 역방향으로 진행을 하게 된다.

 

*개념도

 

 

  

 

▲ 진행개념도

 

 

 

 

 

 

 ▲ 위성사진/이해를 돕기 위하여...

 

 

 

 

 

 

 

 

 ▲ 이화령 정상.

 

 

이화령은 문경세재로 알려진 조령에서 남으로 약7km지점에 위치하고 있는 해발 548m의 고개마루다.

옛날 경상도사람들이 걸어서 한양으로 가려면 충청도와의 경계인 하늘재나 조령 아니면 이화령을 넘어야 했다.

 

옛날선비들이 과거시험을보러 한양으로 갈 때면주로 영남대로를 통해 문경세재 관문을 거쳐 조령을 넘었다.

그래서 옛날사람들은 이길을 일컬어 과거길이라 불렀다고 한다.

 

지금의 이화령 고갯길(구길)은 일제 강점기시절인 1925년 일제에 의해 만들어진 도로다.

이고개가 생김으로 인해 경상도에서 걸어서 한양으로 가던 통행량이 가장 많았던 조령세재는 하루 아침에 명목상의 고개로 찬밥신세로 전락해 버리는 옛길이 되어 버리게 된다.

 

문화가 발달하고 구불구불 이화령을 넘어오는 도로도 통행량이 많아지게되고 눈이라도 내리는 날이면 불통이 되고 마는데,

1994년 정부는 발달한 경제와 문화의 위상에 걸맞게 이화령 고개밑으로 1.6km의 거리를 터널을 뚫게 된다.

 

경상북도 문경읍과 충청북도 괴산읍을 연결하는 국도 3호선인 이화령터널은 4년여 동안에 걸쳐 당시 844억원이 투입되어 건설했던 국내민자 1호 터널인 것이다.

 

당시에는 하루 2만여대의 통행차량에게서 유료 톨비를 받던 이화령터널은 준공한지 얼마되지 않은 2004년 터널 바로 옆으로 중부내륙고속도로가 뚫려 버리게되자 이화령터널 역시 하루통행량이 10분의 1로 급감해 유령터널로 변해 버렸다.

 

민자를 투자하여 이화령터널을 뚫었던 두산그룹 계열사인 "세재개발"은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하게되고, 소송 4년만에 법원은 개발업자의 손을 들어 강제조정을하게 되는데, 내용은 정부는 터널을 인수하여 국유화하고 손해비용 625억원을 지급하라는 것이다.

 

승용차 기준 1,000원을 받던 이화령터널은 이렇게 9년만에 무료도로가 되었지만 무계획하게 터널을 두 개나 뚫어 업자에게 보상을 해주었던 돈은 모두 국민의 혈세로 메꾸어 진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렇게 사연이 많은 이화령의 옛길은 지금은 통행량은 거의 없고 산을 찾거나 백두대간을 종주하는 산꾼들만이 간간이 찾는 한적한 도로로 변해 버린지 오래다.

 

 

 

 

 

▲ 이화령 들머리..

 

 

9시 45분, 간단한 기념사진을 찍고 문경쪽으로 2~30여미터 내려온 들머리를 따라 산행이 시작된다.

 

 

 

 

 

 ▲ 아직 음달에는 눈이 그대로 있다.

 

 

 

 

 

 

 

 

▲ 오늘은 종일토록 "분지리" 오른쪽으로 보면서 돌아서 간다.

 

 

삼면이 백두대간 의 산줄기에 둘러쌓인 첩첩 산중 산간 오지마을, 충북 괴산군 연풍면 분지리!!

그야말로 사방이 산으로 막히다시피한 분지형태의 마을로 이름하여 "분지리"다.

산으로 둘러쌓인 백두대간의 산줄기의 경계는 경상북도 문경군과 경계를 하고 있다.  

 

옛날 이곳 분지리 사람들은 화전밭을 일구고 고냉지채소를 가꾸며 90여 가구가 모여 살았다고 한다.  

이곳에 살던 사람들 대부분 비옥한 산간 토지를 개척하여 수확한 임산물을 내다팔아 부족함이 없이 부를 축적하고 살았었는데,

1970년대 초반 정부는 황폐해지는 산림을 이대로 방치할수 없다하여 이곳에 살던 원주민들을 딴곳으로 이주를 시키고,

지금은 10여가구만이 남아서 이곳을 찾아오는 등산객과 관광객을 상대로 이곳의 임산물을 팔아 생존해 가고 있다한다. 

 

 

 

 

▲ 이화우님이 뒤에서...

 

 

 

 

▲ 조봉 정상.

 

 

 

10시 40분, 조봉 정상. 5년전 1차종주때 보이지 않던 정상석이 보인다.

 

아담한 크기지만 등짐을하여 올리기엔 무거울 것 같고 그렇다고 헬기로 옮기기엔 너무 작지않았을까?

 

해서체의 단정한 글씨로 "白頭大幹 鳥峰 673m"라고 씌여 있다.

 

 

한시간 정도 비를 맞았지만 벌써 물에 빠진 새앙쥐 꼴이 되어 버렸다.

 

왼쪽에서 불어오는 비바람에 바지가 다 젖고 바지를 스며든 물이 신발속으로 흘러 들어간다.

 

 

세월이 가서인지 비옷도 제구실을 못하여 작은 틈사이로 물이 조금씩 스며들어 주머니속도 다젖어 버린다.

 

호주머니 속의 디카 렌즈에 물기가 젖어 어찌할 방법이 없다.

 

 

 

 

 

▲ 조봉 정상.

 

 

 

 

 

 

▲  이 높은 산속에도 늪지대가...

 

 

나무 뿌리주변을 동그랗게 파서 누군가가 연못을 만들어 놓았다. 손으로 조성해 놓은 듯 싶다.

 

 

 

 

 

 

 

 

 

 

▲ 황학산(912.8m) 정상.

 

 

 

11시 25분, 황학산 정상이다. 조봉을 출발한지 45분 만이다.

 

백두대간상에는 김천직지사 뒷산은 황악산(1,111m)이고, 이곳은 황학산(912.8m)이다.

 

윗쪽에 있는 백화산(1,068m)의 위세에 눌려 있지만 정상부근에 수만평에 걸쳐 있는 억새밭은 꽤 유명하다고 한다.

 

 

 

 

 

황학산 정상./실제 정상은 100여미터 떨어진 곳에 있다.

 

 

 

 

 

 

▲ 백화산 정상아래의 헬기장.

 

 

 

 

 

 

▲ 백화산 정상을 오르는 암릉구간.

 

 

 

 

 

 

▲ 백화산(白華山 1,063.9m) 정상.

 

 

 

12시 15분, 백화산 정상. 황학산에서 50분 거리에 있다.

백화산은 겨울철 산봉우리의 눈덮힌 모습이 하얀 천을 씌운 듯 하고, 정상을 이루는 바위가 희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라는데

과거 박해받던 천주교인들의 은신처로 이용됐다고도 한다.

이곳 백화산정상은 조망이 좋은곳으로 알려져 있으나, 비구름과 안개에 가려버린 오늘은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다음은 산정상에 적어 놓았던 안내문의 내용이다.

 

"백화산은 이화령에서 잠시 숨을 죽인 백두대간이 속리산을 향해 치달리기전에 솟구친 산이다.

백두대간이 문경쪽으로 한참을 치고 들어갔다가 빠지는, 말굽새모양을 하고 있고,

백화산은 그 정점에 위치하고 있어 흔히들 봉황에 나는 형국에 비교하곤 한다.

특히 문경쪽으로 바라보는 정상부는 암릉으로 되어 있어 부리 구실을하고

정상은 새가 하늘을 날며 땅을 굽어 보듯이 천지간에 산과 들이 한눈에 내려다 뵈는 조망의 명당이다.

 

백화산은 봉황이다. 성인을 따라 세상에 나타 난다는 봉황의 숫컷이다.

그 발치에 봉생(鳳笙), 왼쪽에 봉황이 울었다는 봉명산(鳳鳴山), 오른쪽에 신라시대 고찰인 봉암사(鳳岩寺)를 두고 뒤로 이화령과 시루봉으로 날개를 펼친 거대한 새다. 믿기지 않거던 정수리에 서 볼 일이다.

이렇게 많은 명산들이 한자리에서 보이는 곳은 이 땅에 달리 없으리라.

 

이 곳은 백두대간 중간에서도 가장 서기(瑞氣)어린 부분인 까닭이다.

4단으로 된 정상 남벽에는 근동 사람들이 명당터로 꼽는 기도터가 있다.

깍은듯한 절벽, 보면 볼수록 하늘이 다가 오는듯한 벼랑아래 눈비를 가릴만한 감실(龕室)이 마련되어있다.

십 여미터 떨어진 곳에서는 샘이 솟는다. 치성드리기에는 더 할 나위없는 성소(聖所)이다."

 

 

 

 

 

 

▲ 평전치(平田峙)

 

 

13시 05분, 평전치(平田峙). 이곳은 옛 이곳 사람들이 평밭등이라 부르던 곳으로,

분지리(분적골)에서 문경 마성면 상내리로 넘어 다니던 고갯길이었다.

지금은 문경 상내리쪽은 자연림이 회복되어 길이 없어진 상태며 분지리 쪽은 임도가 있었으나 지금은 등산로만 남아 있다.

 

 

 

 

 

 

▲ 사다리재.

 

 

 14시 20분, 고사리재.

 

문경시 가은읍 원북리 한밤미 마을과 괴산군 연풍면 분지리(분적골)마을을 이어주던 고개로 고사리가 많아 '고사리밭등' 으로 불리다가 고비 미(薇)자를 써서 '미전치'로 바꾸어부르던 것이 언제부터인지 "사다리재"라 불린다는 것이다. 

 

 

 

 

▲ 곰틀봉 조망바위.

 

 

 

 

 

 

이만봉(二萬峰, 990m) 정상.

 

 

14시 54분, 이만봉 정상.

검정 오석을 사각으로 깎아서 만든 정상표석이 있다. 어쩐지 산정상에 있기는 부자연스러워 보인다.

 

이만봉이라는 이름은 옛날 임란 시 이곳으로 이만 가구가 피난와 살아서 생겼다는 설이 있고,

이만호라는 이름의 형제가 살아서 생겼다는 설과 옛날이 만호라는 벼슬을 한 이씨가 살었다 해서 생겼다는 설이 있다.

 

 

 

 

 

▲ 이만봉에서...

 

 

 

 

 

 

▲ 분지리는 아직도 구름속에 가려져 있다.

 

 

 

 

 

 

 

 

▲ 시루봉 갈림길.

 

 

 

 

 

 

▲ 964봉(사선봉).

 

 

 

15시 34분, 얼핏 보기엔 평지처럼 보이는 이곳이 964봉이다.

 

누군가가 매달아 놓은 "희양산사선봉" 이라는 푯말이 없으면 무심코 그냥 지나칠만한 곳이다.

 

지도에는 사선봉이란 표시가 없다.

 

 

 

 

 

 

▲ 은티마을로의 하산지점.

 

 

 

964봉을 지나면서 오른쪽으로 급하게 휘어 내려간다.

 

이곳이 지도상에 "배내미평전"으로 불리는 곳이다.  앞서가던 일행둘이 대간길이 아니라며 돌아온다.

 

대간길이 맞다고 말해보지만 뒤에 따라오던 일행 둘까지 합세하여 오던 길을 다시 돌아간다. 

 

결국은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고 다시 돌아왔겠지만...

 

 

다시 10여분을 내려오면 왼쪽으로 희양산쪽으로 가는 길이 보이고, 직진을 하면 개울을 건너 은티마을로 내려가는 길이다.

 

원래 오늘 계획인 성재로 가려면 희양산쪽으로 작은 산봉우리 두개를 더 넘어가야 한다.

 

하지만 오늘 가지 못한 나머지 구간은 다음번 길에 더 이어서 가기로하고 여기서 은티마을로 하산을 하기로 결정한다.

 

땅바닥에 보니까 은티 방향으로 바닥지가 놓여 있기도 하다.

 

 

16시 55분, 대간 마루금을 벗어나 개울을 건너는데 개울물이 오늘 비에 제법 많이 불어 있다.

 

급경사의 산길을 따라서 은티마을로 하산로가 이어진다.

 

 

 

 

 

 

▲ 헷갈려했던 하산지점의 상세도.

 

 

 

 

 

 

▲ 은티마을의 전경

 

 

 

 

 

 

 

17시, 은티마을 구판장 주막집앞에 도착한다.

 

은티마을 갈림길로 접어든지 약 1시간 만이고, 이화령에서 산행을 시작한지는 7시간 15분만의 일이다.

 

오늘 차거운 겨울비를 종일토록 원없이 맞고 걷느라고 몸도 마음도 지쳐있다.

 

 

주막집 앞에는 커다란 전나무가 몇그루 서있고 그아래 남근석이라고 돌을 모셔놓고 삼줄을 쳐 놓았다.

 

풍수지리학상 여자의 자궁과 같은 형상을 하고 있다는 은티마을과 남근석에 얽힌 얘기는 다음번으로 미룬다.

 

 

 

 

 

▲ 은티마을의 남근석.

 

 

 

 

 

 

 

 

▲  은티마을 입구의 장승과 은티마을 유래비.

 

  거부기 11.03.01. 12:53
중간에 되돌아 올라갔다가 오느라 아주 고생 많았습니다^^. 악천후에 사진 찍으시느라 고생 많으셨겠네요.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솔잎향 11.03.01. 15:46
거부기님 말대로 되돌아 올라가 길찾으시느라 고생하셨어요..
저는 두번 알바했습니다..ㅎ 막판 하산길에서 다시한번더..ㅎㅎ
길안내 감사했습니다...^^
 
 
LOHAS(로하스) 11.03.25. 14:22
백두대간 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힘들때 설송님과 종명씨의 도움이 있어 행복하게 잘 끝냈습니다.
또 하자고 했을 때, 대답은 안 했지만,동감이었어요.산행기를 보면서 역시 설송님이구나! 안산 즐산행하시고,
산행길에서 뵈요.(^0^)
 
 
장빠루 11.03.03. 16:21
렌즈에 낀 습기가 오히려 운치있어 보입니다.^^
제가 걸을땐 물이 가득했던 곳이 얼음으로 변해있군요.
카메라 잘 말리셨길 바라며 남은구간도 무탈하게 잘 지나시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