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 정맥 ***/호남정맥(終)

[7차] 감상굴재<-대각산<-도장봉<-분덕재<-향목탕재<-밀재<-추월산<-천치재

雪松 2010. 4. 26. 08:57

  호남정맥 7구간(추월산 구간)

 

[감상굴재-대각산-도장봉-분덕재-향목탕재-밀재-추월산-천치재 ]

  

 

 

▲  구간개념도

 

*일시 : 2009년 12월  6일 (일요일)

 

*날씨 : 바람불고 추운날. 하늘은 매우 맑음.

 

*누구와? : 오늘도 나혼자.....

 

*교통편 : 갈때 - 계룡역06시43분 열차로  08시 07분  정읍도착(요금 6,700원)

                  ->터미널에서 08시 40분 순천(천치재)향 시외버스(요금2,800원)로 9시 30분 천치재도착.

 

 

               올때

                   - 감상굴재 ->복흥까지 봉고차 얻어타고..

                    - 복흥 ->정읍까지(18시 30분~19시10분/ 요금 2,200원)

                    -> 정읍에서 20시 33분 KTX열차로 계룡역까지(21시 37분(KTX열차도 연착)/ 요금10,700원)

               * 비용 총액 : 22,400원

 

*총 산행거리 : 18.5km(도상거리)

 

*총 누적거리 : 총430km중/113.5 km(도상거리)

 

*구간별거리 : 천치재-(5.0)->529봉(암봉)-(2.0)->추월산-(2.5)->밀재-(5.0)->도장봉-(4.0)->감상굴재

 

*산행시간 : 총  7시간  55분(알바. 휴식시간 포함)

 

*구간별 소요시간

    -09시 35분 - 천치재

    -11시 10분 - 사법연수원(임도)

    -12시 30분 - 수리봉(중식20분)

    -13시 23분 - 추월산(731m)

    -14시 00분 - 밀재

    -16시 00분 - 도장봉

    -17시 10분 - 대각산(528.1m)

    -17시 30분 - 감상굴재

 

[산행기]

몇주째 주말만되면 비가 내리던가 아니면 기습한파가 몰려오는등 날씨가 심술을 부린다.
오늘도 전국이 한파주의보가 발령되는등 전국이 영하권으로 얼어 붙어있고 바람도 심하게 분다.

 

오늘 일곱 번째 호남정맥 길로 감상굴재에서 천치재까지의 구간이다.
동지가 가까워져 낮시간이 짧아서, 하산시간이 늦어지면 야간산행이 될 수도 있다.
어제 내린 눈으로 추월산 구간에 눈이나 결빙이 남아 있다면 예상치 못한 위험이따를수도 있고.....


만약의 경우 중간에 산행을 종료하는 경우가 있을 시 감상굴재 주변이 탈출하기에 유리할 것 같아,
천치재에서 감상굴재로가는 역방향산행으로 가기로 하였다.

 

오늘도 계룡역에서 기차를 타고 정읍역에서 내린다.
약 5분거리에 있는 시외버스 터미널안 11번 출구에서 순창으로 가는 순창시내버스 임순여객에 몸을 싣는다.
이차의 정읍에서 첫 출발시간은 8시 40분이다.
이차가 조금 일찍 출발할 수 있었다면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떠나는  호남정맥길이 도움이 되었을텐데.....

 

정읍을 출발한 버스는 도로에 눈이 조금 내렸다고 느릿느릿 운행을 한다.
내장산 입구를 지나면서 음달사면으로 눈이 쌓여 있다.
복흥을 지나면서 도로 전체가 아예 빙판길이다.
거북이 걸음을 하듯 달려온 버스는 예정시각을 조금 넘겨 9시 35분 전라북도와 전라남도의 경계인 천치재에 도착한다.

 

 

 

▲ 차창 밖으로의 풍경/ 익산역을 지날무렵 일출이 시작된다.

 

 

 

▲ 천치재의 풍광

 

 

 

천치재는 전라북도 순창군 복흥면과 순창군 용면을 잇는 29번 국도가 지나는 고개마루이다.
친절한 기사님이 이곳이 천치재라고 알려주는 바람에 초행길인 천치재에 머뭇거림없이 내릴수 있었다.

 

고갯마루에 내리니 한겨울 같이 추운 날씨에 사나운 칼바람이 기다리고 있다.
천치재와 천치재 정상석을 사진에 담고, 도로를 다시 건너 반대편 임도 옆들머리를 따라 산으로 오른다.

 

동네 뒷산처럼 나즈막한 등로에는 약간의 눈이 쌓여 있으나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낙엽을 반쯤 덮은 눈위에 새발자욱을 찍으며 호남정맥 일곱 번째 구간의 산행을 시작한다.

 

 

 

▲ 천치재(347m)/29번 국도-순창군 복흥면과 순창군 용면의 경계.

 

 

 

▲ 천치재를 오르는 "U"자형 도로.

 

커다란 송전탑이 있는 봉우리를 지나 암봉에 이른다.
등로 옆으로 산죽과 잡목이 말끔이 제거되어 있어 편히 갈 수 있어 좋다.

한동안 가파른 오름길이 이어지더니 암봉정상에 이른다. 390.6봉이다.
암봉정상에서의 조망은 신선하다. 남으로 "U"자모양의 천치재 오름길이 볼거리고,
멀리 남쪽으로는 수없는 산봉우리들이 첩첩이 쌓여 파도를 치며 나를 향해 몰려 오는 듯 하다.

이름없는 무명봉을 지나 잡목이 잘 제거된 등로길을 무심코 따라 가는데, 내리막길이 계속된다.


나침판을 꺼내보니 일단 진행방향에서 직진방향은 맞는데, 정맥길은 아니다.
가던 길로 되돌아가서 길을 찾아볼까도 생각했지만 조금 더 진행을 해보니,
산속에 연수원 공사현장이 보이고 정맥 마루금이 드러난다.
내 위치를 가늠할 수 있는 곳이다.

 

호남정맥길 한가운데를 파헤치고 있는 사법연수원 공사장에서,
자기네 공사장는 들어오는 호남정맥 종주자를 막으려고, 길을 돌려 내 놓은 것이다.
이자들의 못된 소행으로 이십여분이상 귀중한시간을 허비했다.

 

 

 

▲ 사법연수원 임도 표지판.

 

 

 

▲신축중인 사법연수원.

 

원 마루금으로의 복귀를 마다하고 연수원 건물을 보고 직진하여 연수원 앞 정맥마루금과 만난다.
그런데 이번엔 들머리 입구에 아예 출입금지을 금지한다는 표지기를 달아 놓았다.
주객이 전도 되었다. 누가 주인이고 누가 객인가? 파렴치가 도를 넘었다.

 


 

▲ 암릉

 

사법연수원을 지나면서부터는 곳곳에 암릉길이 있고 결빙구간도 있다.
대부분 음달지역이라 눈이 제법 쌓여 있고, 빙벽구간도 보이고 도대체 속도가 나지 않는다.
이러다간 이곳에서 시간을 허비해 감상굴재까지 가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 마루금 가운데에 사법연수원 건물이 지어지고 있다.

 

 

 

▲ 호남정맥길을 막아 놓았다.

 

암릉을 거쳐 "깃대봉삼거리"라 표시된 능선 안부에 오르니 11시 40분이다.
연수원 정문 앞에서 암릉구간을 오르는데 약 30분 이상을 허비한 셈이다.
정맥 갈림길인 이곳에도 이곳에 연수원에서 설치한 듯한 접근금지 표시기가 있다. 

 

 

 

▲ 심적봉 삼각점.

 

능선안부에 오르서부터 바람의 세기도 강도를 더해가고 눈이 제법 쌓여 있다.
등로 주변을 멧돼지들이 파 일군 흔적과 자국이 보인다. 곧 멧돼지들이 나타날것만 같은 불안감이 든다.

추월산 3km라고 씌여진 이정표가 나온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추월산에 진입한 것이다.


추월산은 전체가 모두 바위로된 하나의 거대한 암봉이다.
힘찬 용트림을 하는 듯한 추월산의 힘찬 산줄기가 담양호와 어우러져 멋진 조화를 이룬다.
가을에 보름달이 산봉우리에 닿을듯하여 이름붙여 졌다는 추월산은 가을전경이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그래서 월출산, 두륜산, 백운산, 조계산과 함께 전라남도의 5대 명산중의 하나로 불린다고 한다.

 

 

 

 

▲ 추월산과 담양호.

 

수리봉 인근에서부터 사람의 발자국이 보이더니,
12시 30분 나무 표지목이 서있는 수리봉 정상에 도착했다.

수리봉 정상의 조망 또한 참으로 훌륭하다.


동으로 지나온 마루금과 용추산 그리고 여분산이 보이고, 그뒤로 회문산 봉우리도 살짝 보인다.
다시 남쪽으로 눈을 돌리면 강천산 군과 담양호와 그림같은 조화를 이루고,

가야할 진행방향으로는 추월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산줄기의 기세가 대단하다.
또한 뒤쪽으로는 지나온 내장산과 백암산의 마루금도 아직 시야속에 살아 있다.
일망무제의 황홀한 조망이 펼쳐지는 멋진 곳, 혼자보기에는 너무 아까운 곳이다.

 

수리봉 역시 암봉이다. 바람이 막힌 바위 아래에 남녀 두사람이 정답게 식사중이다.
어쨋든 사람의 모습이 반갑다.  이레적인 인사지만 "반갑다"는 말을 건네니 "식사하시고 가시라"는 답변이 온다.
주책없이 남의 사랑판에 끼어들어 눈치를 보일필요는 없다.
나혼자 추월산이 제일 잘보이는 양지바른 바위아래에 웅크리고 앉아 도시락을 꺼낸다.

 

 

 

 

▲ 수리봉 정상.

 

 

 

▲ 수리봉정상에서의 풍광 - 병풍산의 마루금.

 

 

 

▲ 수리봉정상에서의 풍광 - 추월산의 힘찬 용트림.

 

 

 

 

▲ 수리봉의 남쪽사면.

 

 

 

▲ 용추산쪽으로 길게 호남정맥이 펼쳐진다.

 

 

 

▲ 담양호와 강천산/강천산 마루금위로 펼쳐진 지리산 줄기는 사진에서는 구별키 어렵다.

 

 

 

 

▲ 추월산 정상.

 

13시 25분 추월산 정상에 도착한다.
수리봉에서 추월산 정상에 이르는 구간은 조망이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하지만 추월산이란 명성에 비해 추월산정상은 정상석하나도 없이 초라해 보인다.

 

이곳 추월산 정성에서는 남쪽으로 펼쳐진 순창평야 뒤로 우뚝 솟은 무등산의 조망이 단연 압권이다.
산정상을 메운 한무리의 일행에게 부탁하여 증명사진 한 장을 얻고는 밀재로의 하산길을 재촉한다.

 

추월산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잠시 암릉길만 내려오면 제법 완만한 경사길이 펼쳐진다.
고도를 낮추어 감에따라  눈도 보이지 않아 밀재까지 도상거리 2.5km의 거리를 한걸음에 달려 내려온다.
약 30여분만에 밀재에 도착한다.

 

 

 

▲ 무등산이 보인다.

 

 

 

▲ 추월산 정상.

 

 

 

 

▲ 밀재/복흥면 방향

 

밀재는 순창의 복흥과 담양의 추성을 연결하는 군도이다.
잘 포장된 이차선 포장도로 주변으로 승용차들이 길게 주차를 하고 있다.
아마도 추월산을 오르기 위해 이곳에 주차한 등산객일 것이다.

 

군도확포장을 했다는 기념비 옆으로 들머리를 오르면 한동안 급오름길이 이어진다.
남쪽으로 평야지대 넘어 무등산이 보이고, 바로 옆 서쪽으로는 정맥에서 벗어나 있는 병풍산줄기가 보인다.

 

 

 

▲ 520봉 정상과 삼각점.

 

 

 

▲ 520봉은 가파른 암봉이다.

 

520봉에서 마루금으로 직진으로 갈수 없다. 절벽이기 때문이다.
우측으로 우회등산로를 따르는데 이길 역시 대단한 급경사 길이다.
이후로는 대체로 순탄한 길이 한동안 이어진다.

향탕목재라 잘못된 이정표가 길옆에 뽑힌채로 방치되어 있다.  실제로 향탕목재는 한참을 더 가야 나온다.

 

 

 

▲ 향탕목재와 당산나무.

 

 

 

 

▲ 도장봉 정상표지기(위)와 도장봉의 동판 원형삼각점(아래)

 

16시 도장봉이다. 이 도장봉 역시 별특징이 없는 평범한 봉우리로 조망 또한 별로다.
바닥에 원형 삼각점이 설치되어 있는데 모양새가 특이하다.
알미늄으로 된 도장봉 표지기 아래로 대전시청 보만식계님의 코팅 표지기가 보여 잘보이도록 달아 놓았다.

 

 

 

▲ 분덕재(어은재로 표시됨) 당산나무.

 

16시 10분 도장봉을 더난지 10여분 만에 커다란 당산나무가 있는 고갯마루 분덕재에 내려선다.
이곳에 서 있는 당산나무가 향탕목재의 느티나무보다 더 커 보인다.
표지기에는 어은재라고 써 있지만 개념도에는 분덕재라고 표시되어 있다.

 

이제 어느덧 해도 서산마루에 걸리고,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 대각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와 있다.
조그만 산길을 걸어 칠립마을에 내려오면서 포장된 농로길이 나오고,
밭뚝 길같은 수레길을 조금 지나서 대각산으로의 오름길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 칠립마을 도로.뒤(오른쪽끝)이 대각산.

 

 

 

▲ 대각산정상에서

 

 

 

▲ 대각산정상에서 일몰을 보다.

 

칠립재에서 대각산으로 오름길은 대단히 가파르다.
능선안부에서도 대각산 정상까지는 20여분간 빡쎈 오름길이다.

오후 5시 10분 대각산 정상에 서니 구름이 낮게 드리워진 서쪽 산마루금 너머로 해가 지고 있다.


늘상 보아오던 일몰이지만, 오늘 이곳에서 맞이하는 일몰은 감회가 새롭다.

나뭇가지 사이로 감상굴재가 보이고 이곳을 지나는 차량소리가 가까웁게 들린다.
감상굴재까지의 남은거리도 약 1km정도 야간 산행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같다.

 

 

 

▲ 감상굴재/17시 30분 산행을 종료하다.

 

대각산에서 감상굴재까지는 내림길 경사가 심하다.
20여분만인 17시 30분에 감상굴재 도로까지 내려오는데, 감상굴재에는 아직 어둠이 깔리기 전이다.

 

이곳 감상굴재를 직접 경유하는 버스편은 없다.
복흥으로 나가 17시 30분 복흥을 경유 정읍으로 가는 순창 군내버스가 있는데,
이미 이 버스를 타기엔 너무 늦은 시각이다.

 

길가 한쪽에서 땀에 젖은  티셔츠를 얼른 갈아입고 복흥택시를 부르려는데,
봉고차가 한 대가 서서 인부들이 내린다. 운전석으로 가서 가는 곳을 물으니 복흥이란다.
덤으로 봉고차를 얻어타는 덕분에 택시비 4,000원을 절약하게 됐다.

 

복흥은 면소재지치고는 아주 초라하고 한적한 시골마을이다.
도로변 건물들은 낡고 초라하며 변변한 식당도 제대로 없다.
중국집도 문을 닫고 영업을 하지 않는다. 정맥길 때문에는 다시 복흥을 찾는일은 없을 것 같다.

 

복흥 정류장에서 정읍으로 가는 버스는 6시 30분에 있고 그마나 막차라고 한다.
이 버스를 타기위해 추위에 길가에서 한시간을 떨고 서 있다가 버스를 타고 정읍역에 가니,
계룡가는 기차시간도 8시 33분까지 있다. 또다시 한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오늘은 이레저레 기다림의 시간이 너무길다는 생각이 든다.

 

8시 33분에 가는 KTX 열차를 예매를 하고서 정읍역을 나와, 옛날 할머니 손맛을 기대하고 할매설렁탕집을 찾는데, 주인은젊은부부다. 할머니는 어데가고 손자가 있느냐는 물음에 시종일간 동문서답이다. 설렁탕 맛도 별로 그렇고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