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 정맥 ***/호남정맥(終)

[25차] 외회고개->갈미봉->쫓비산->토끼재->불암산->천왕산->망덕산->외망포구

雪松 2010. 4. 27. 08:43

호남정맥 25구간(마지막회: 외망포구에 서다.)

 

[외회고개->갈미봉->쫓비산->토끼재->불암산-국사봉->천왕산->망덕산->외망포구]

 

 

 

 

▲  구간개념도

 

*일시 : 2010년 4월 24일  토요일

 

*날씨 : 맑음.(약한 연무로 조망은 약간 흐림)

 

*누구와? : 오늘도 나혼자.....

 

*교통편 : *갈때 -  계룡역(01:02) -(전라선 무궁화 열차/요금13,000원)->순천역(03:44)

 

                        ->순천역(05:30)-(경전선 무궁화 열차 /요금 2,500원)->진상역(05:49)

 

                       ->진상면 (06:45) -(광양시내버스 30번/요금1,000원)->외회마을(07:10)

 

 

               *올때

 

                    - 외망마을(17:10)-(광양 34번버스/요금:1,000원)->광양(17:55 )

 

                   -> 광양(18:30)-(순천시내버스77번/요금: 1,200원)->순천(18:55)

 

                   ->순천역(19:52)-(전라선 무궁화 열차/익산환승[22:28;/요금:13,000원)->계룡역(23:18)

 

               * 비용 총액 :31,500원

 

 

*총 산행거리 : 21.0km(도상거리/접속거리 0.5km제외)

 

*총 누적거리 : 총431km중/ 431.0km(도상거리)

 

*구간별거리 : 외회고개-(1.0)->갈미봉-(2.5)->쫓비산-(2.5)->토끼재-(1.5)->불암산-(1.5)->탄치재-(3.0)->국사봉-(3.0)->뱀재-

 

(3.0)천왕산 -(2.5)->망덕산 -(0.5)->섬진강

 

 

*산행시간 : 총  9시간 10분(휴식시간 포함)

 

*구간별 소요시간

    -07시 15분 - 외회마을

    -07시 30분 - 외회고개

    -07시 55분 - 갈미봉(519.8m)

    -08시 55분 - 쫓비산(536.3m)

    -09시 55분 - 토끼재

    -10시 37분 - 불암산

    -11시 12분 - 탄치재

    -12시 20분 - 국사봉(445m)

    -14시 58분 - 천황산(225.6m)

    -16시 21분 - 망덕산

    -16시 40분 - 외망포구

 

[산행기]

 

진안의 주줄산에서 시작한 호남정맥의 산줄기는 남으로 남으로 430여km를 달려서 섬진강하구의 망덕산아래 외망마을에서 바다물과 만남으로써 그 맥을 다하게 된다.

 

지난 2008년9월 28일 주줄산에서 호남정맥에 발을 들여 놓은 후 숱한 추억거리를 만든 나혼자만의 호남정맥 단독종주도 드디어 오늘로써 그 대단원에 마침표를 찍는 의미있는 날이다.

막상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아무탈없이 종점까지 왔다는 안도감이나 후련함보다는 아쉬운 마음이 앞서는건 무슨 연유일까?

 

호남정맥 종주 마지막날, 오늘도 변함없이 예전처럼 새벽 1시 02분 호남선 열차를 타고 순천으로 향한다.

5시 30분, 순천역에서 경전선 열차로 바꾸어 타고 진상역에서 내려 면사무소 앞까지 가서  광양 30번 시내버스를 기다린다.

모처럼 하늘은 매우 맑으나 약간의 연무현상이 있어 조망은 그리좋다고는 할 수는 없다.


아침공기가 제법 차다. 아침과 낮의 기온차가 큰 날씨가 계속된다.
진상 면사무소 앞에서 한시간 가까이를 기다려 광양 30번 시내버스를 타고 외회마을 입구에서 내린다.

 

 

 

▲ 진상역

 

 

 

▲ 외회마을 들머리

 

7시 10분, 버스안에는 손님이라고는 달랑 나 혼자다. 구불구불 계곡길을 올라서 외회마을 입구에서 내린다.
지난번에 내려왔던 곳으로 계곡을 건너려니 물이 불어 있어 신발을 벗어들고 건너기가 엄두가 나지 않는다.


하는 수 없이 들머리 옆에 있는 개인집 대문으로 살그머니 들어가 마당을 지나가는데, 마당 저쪽에서 주인 마나님인 듯한 여인네가 낯선 방문객의 침입이 달갑지 않은지 심하게 나무래는 소리가 들린다. 

이른 아침이라 그런가요? 미안합니다. 남의집 대문을 들어간 이놈의 죄가 크옵니다.

듣는둥 마는둥 한쪽귀로 듣고 한쪽귀로 흘리며 묵묵부답으로 지나쳐 오느 수 밖에..

 

울타리를 지나고 밭으로 오르는 가파른 시멘트길을 30여미터 지난 후 산길로 접어들어 외회고개 안부로 이어진다.
고개안부까지 상당히 가파른 길이 계속된다. 지난번 내려올때 10분정도 걸렸는데 오름길에서는 15분 정도가 걸렸다.

 

 

 

▲ 외회고개

 

7시 30분, 외회고개다. 바람은 차지만 아침햇살이 싱그럽다.

외회고개를 떠난 지 7~8분후 관동마을로 내려가는 이정표가 서있는 사거리 안부가 나온다.
이제부터는 쫓비산으로 오르는 등산로라 사람의 발걸음이 많아서인지 등로길이 고속도로처럼 번들번들하다.
갈미봉으로 향하는 본격적인 오름길이 시작된다.

 

 

 

 ▲ 갈미봉(519.8m)

 

7시 55분, 갈미봉 정상이다. 정상 공터 한쪽으로 소삼각점이 있다.

정상에는 제법 넓은 공터 앞에 준.희님의 갈미봉표지판과 부산 어울림 산악회 이름이 적힌 갈미봉 표지기가
한데 묶여 땅에 떨어져 있다. 얽힌 끈을 풀어서 나뭇가지에 다시 매달아 놓고 길을 떠난다.

 

8시 15분, 등로 옆 바위위에서 조망이 터졌다.
억불봉의 뾰쭉한 봉우리의 기세가 대단하게 보이고, 지나온 갈미봉과 섬진강하구도 훤히 내려다 보인다.

섬진강 너머에도 북으로 길게 산줄기가 이어지는데 그흐름이 궁금하다.

 

산경도를 펴보니 지리산에서 남쪽으로 갈라진 산줄기에서 갈라진 구재봉과 문지봉이다.
지리산 쪽의 능선은 연무에 막혀 가늠하기 어렵다.

지난번 그많던 진달래꽃은 자취를 감추었고 하얀빛깔이 더 고운 수달래가  중간중간 그 자리를 대신 메우고 있다.

 

 

 

 

 

▲ 쫓비산 정상

 

8시 55분, 쫓비산 정상이다.  
조그만 공터에 사각기둥으로 된 삼각점이 있는 평범한 봉우리에 불과하다. 
잡목에 가려 조망도 별로다. 무인 산불 감시장비가 있다. 때늦은 아침을 해결한다.

 

쫓비산을 지나면서부터 마루금은 서서히 고도를 낮추어 간다.
아침과는 달리 빠르게 기온이 올라가  반팔티셔츠로 갈아 입어도 전혀 어색함이 없다.

 

 

 

 ▲ 토끼재

 

9시 55분, 도로에 내려서고, 바리케이트 너머로 큰공터에 가건물이 보인다. 토끼재다.
비포장 도로에 내려서 철제 바리케이트를 쳐 막아 놓은 길을 넘어 가면,
대문 입구에 쇠사슬을 걸어 놓고  출입을 하면 고발을 한다는 입간판까지 세워 놓았다.

 

지키는 사람은 없지만, 주인 체면을 생각하여 건물 뒤쪽으로 돌아서 올라간다.
오른쪽으로 수어저수지와 마을풍경이 한폭의 수채화 처럼 한가롭게 보인다.

 

 

 

▲ 수어저수지의 풍광.

 

 

 

 

 

▲ 불암산 정상

 

10시 35분, 불암산 정상이다.
민둥산 정상에 산불감시초소가 있고 감시원이 쉼터 의자에 걸터 앉아 이방인의 방문을 바라보고 있다.

불암산 정상은 오늘 최고의 조망대라고 할 수 있을만큼 조망이 좋은곳이다.


동으로 섬진강하구와 하동시가지가 펼쳐지고, 남으로 눈을 돌리면 국사봉으로 이어지는 가야할 마루금이다.
국사봉능선 남쪽으로 솟아오른 큰산은 금오산이다.
북과 서쪽으로는 지나온 마루금과 억불봉과 백운산의 마루금이 내려다보고 있다.

 

산불감시 요원이 사람이 잘 오르지 않는 산정상에서 사람의 정이 그리운지 말꼬리를 잡고 늘어지는 바람에 갈길 바쁜시간 10여분을 허비했다. 말꼬리를 잘라 버리고 탄치재를 향한다.

 

 

 

▲ 불암산 정상에서의 조망 /섬진강하구와 하동읍의 조망.

 

 

 

 ▲ 불암산 정상에서의 조망 /가야할 마루금.

 

 

  

▲ 탄치재

 

11시 12분, 밤나무밭을 가로 질러 내려오면 이차선 포장도로인 탄치재다.
이제 호남정맥의 마지막 행정구역인 진월면과 경계를 이루는 곳이다.
길건너 오른쪽 화단 앞으로 레미콘 공장으로 진입하는 도로변에 국사봉을 오르는 들머리가 있다.
들머리 반대편에 조성해 놓은 꽃밭안으로 국립지리원에서 설치한 수준점이 보인다.

 

 

 

 ▲ 탄치재 수준점.

 

 

  

▲ 지나온 마루금/ 좌로부터 억불봉, 백운산...

 

 

 

▲ 국사봉 정상.

 

 

 

 

▲ 국사봉 정상

 

12시 22분, 국사봉 정상이다.
성곽의 흔적인지 봉화대인지 돌로 쌓은 흔적이 있고, 정상 한쪽에 무인산불감시장비가 있다.
국사봉이란 이름은 전국적으로 많이 볼 수 있다.

"國師峰"의 뜻은 국가의 스승이 나올 곳이나 국가에 제사를 지내는 곳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국사봉을 지나면서 정맥 마루금은 남으로 서서히 고도를 낮추어 가고 그끝으로 천왕산과 광양시 일대가 모습을 드러낸다. 고도가 낮아지면서 등로길 주변을 곱게핀 화사한 철쭉꽃이 치장을 한다.
나즈막하고 편안한 등로길은 상도재가 나올 때까지 이어진다.

 

 

 

 

▲ 상도재

 

13시 10분, 세멘트 포장 흔적이 있는 고개마루인 상도재다.
길건너로 손바닥보다 조금 큰 취나물 밭이 누더기처럼 이어져 있고, 나물을 뜯는지 여인네들 서너명이 밭에 앉아 있다.

작은 밭뚝길 옆으로 표지기가 다닥다닥 붙어 있다.

 

 

 

▲ 정박산

 

13시 24분, 묘한기가 자리하고 묘지 날개 옆에 소삼각점이 박혀 있는 167.2봉이다.
누군가가 매달아 놓은 정박산이란 표지판이 붙어 있다.
아무 특징도 없는 평범한 봉우리다.
뱀재에 내려서기 전 천왕산과 망덕산의 마루금이 눈앞까지 바짝 다가와 있다.

 

 

 

▲ 호남정맥의 마지막 산줄기/ 천왕산과 망덕봉.

 

 

▲ 뱀재.

 

 

  

▲ 천왕산

 

12시 34분, 수원백씨 묘소를 지나면 2차선 도로 뱀재가 나온다.
이곳 역시 탄치재처럼 2번 국도이고, 진상면과 진월면의 경계이기도 하다.

왼쪽으로 도로를 따르다 포장도로를 따라 오른다. 주변은 온통 묘지 투성이이다.
이후 마을 뒷산과 같은 낮은 고도길을 가고 우측으로 남해 고속도로가 보인다.

 

표지기를 따라 무심코 가다보니 헬기장이 나오고 동네 마을 담장사이로 족적의 흔적이 있다.
지도를 펼쳐보니 헬기장 전에서 우측으로 도로로 직접 내려 왔어야 했다.

 

중산마을 앞에서 보는 천왕산이 가파르고 높아 보인다.
225.6m 밖에 되지 않는데 산이 우람하게 높아보이는 것은 내가 지금 서있는 이곳의 고도가 낮기 때문일 것이다.

 

남해고속도로 굴다리를 지나면서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절개지를 피해 오른쪽으로 개인 사유지 밤나무밭을 가로질러 올라간다. 중간에 표지기는 사라지고 없다.

 

225.6m밖에 되지 않는 산이지만, 오름길을 만만하게 보았다가는 큰코 다친다.
마지막 얼마남지 않은 호남정맥길을 시샘이라도 하는 듯 가파른 길이다,

마치 뒤에서 잡아당기는듯 힘이 들고 이마에서는 땀이 비오 듯한다.

 

 

 

 ▲ 천왕산 정상.

 

14시 58분, 바위를 기어 오르면 일망무제의 거침없는 조망이 펼쳐지는 천왕산 정상이다.
남해바다와 광양시가지 그리고 망덕산과 지나온 백운산에서 억불봉까지 모두를 한눈에 볼수 있는 곳이다.

이 조그만 산을 천왕봉이란 이름을 사용한 연유를 알 듯하다.

 

건너편으로 오똑 솟아 오른 망덕산을 가기 위해서는 오른쪽으로 둥그렇게 돌아가야 한다.
고도차는 별로 없는 길이나 거리는 예상보다 길어 보인다.
마지막 도로로 내려서기위해서는 지그재그로 난 산길을 돌아서 콘크리트 절개지를 따라 내려간다.

 

 

 

▲ 망덕산과 외망마을의 풍광.

 

 

 

▲ 2번 국도

 

15시 40분, 도로 휀스를 따라가다보면 찢어진 구멍이 나오고 이곳을 통하여 도로에 내려선다.
도로에 차량통행은 많지 않은 듯 하여, 중앙분리대 아래 공간으로 낮은포복으로 통과한다.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소요되어 망덕에서 출발하는 16시 25분 버스는 타지 못할 것 같다.
이버스를 타지 못하면 광양을 거쳐, 순천에서 계룡으로 가는 열차로의 연계교통간에 시간이 맞지 않아 세시간 정도를 중간에서 기다려야 한다.

어짜피 가지 못할 시간이라고 포기하고 다음시간의 버스를 타기로 한다.
시간의 강박관념에서 벗어나고 나니 오히려 홀가분한 느낌이다.
망덕산으로 오르는 길 역시 가파르다.  마지막 남은 힘을 모두 보탠다.

 

 

  

▲ 망덕산 정상.

 

 

 

 ▲ 망덕산 정상.

 

16시 20분, 묘지 뒤로 망덕산 삼각점이 있고, 망덕산 표지뒤로 선답자들의 표지기가 잔뜩 달려 있다.
정상석은 약간 떨어진 지점에 있다.

망덕산이란 이름은 옛날 왜적침입때 망을 보았던 곳이라하여 부쳐진 이름이라 한다.

 

 

 

 ▲ 부석정.

 

부석정을 가기위해서는 마루금을 벗어나 북쪽길을 따라야 한다.
부석정이 세워진 장소는 외망포구를 정면으로 향하지 않고 백운산쪽을 바라보고 북쪽으로 지어져 있다.

 

 

 

▲ 섬진강하구와 망덕포구

 

 

 

 ▲ 호남정맥이 이곳에서 수명을 다하다./ 섬진강하구.

 

 

 

 ▲ 망덕 포구에 세워진 호남정맥 종점 표지판.

 

14시 40분, 팔공산 데미샘에서 발원한 섬진강의 물줄기가 바다와 만나는 외망포구다 .
주줄산에서, 아니 백두 대간상의 영취산에서 갈라진 호남정맥의 산줄기가 이제 그맥을 다하고 물과 만나는 곳이다.

 

그동안 숱한 추억거리를 만들면서 나혼자 걸어온 호남정맥 단독종주길을 마감하는 순간이다.
포구에는 고기잡이를 나가지 않은 배들이 한가로이 모여 있고, 산아래 횟집에는 오가는 사람의 흔적조차 없다.


횟집을 한바퀴 돌아도 어디 나혼자 술 한잔 할수 있는 분위기 있는 곳은 보이지 않는다.

술잔을 같이 나눌이도 없는데 있어본 들 무었하리요마는.... 

 

 

▲ 호남정맥의 마지막 흔적사진. 

 

바닷물에 손이라도 담가 볼까하는 요랑으로 바닷가를 기웃거려 보는데 물을 만져볼 마땅한 곳이 없다.

고기잡이를 가지 않은 작은 어선위에서 동네 꼬마들이 낚시로 계를 잡고 있는 것이 보인다.
이들 꼬마 손에 카메라를 쥐어주고 호남정맥 마지막 지점의 귀중한 증명사진 한 장을 간신히 남긴다.

 

 

 

 ▲ 외망마을 버스 정류장.

 

이제 집으로 가는 일만 남았다.

버스승강장까지는 2~3분 거리다. 광양시내버스가 시간당 2회쯤 들어 오는 곳이다.

17시 10분, 17번 버스로 광양으로 와서 시장을 한바퀴 돌아보고 중국집에서 일찍 저녁을 때운다.


18시가 넘어서 광양 역 근처 농협 앞에서 순천여객 77번 버스를 타고 순천역으로,
19시 51분, 순천역에서 무궁화 열차로 익산으로, 익산에서 22시 27분, 무궁화 열차로 환승하여 23시 17분 계룡역이다. 

순천역이여 안녕!!   호남정맥이여 안녕!!!    

"END"